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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제] "필요한 협력과 리더십, 스카우트서 길러 준다" 강영중 총재 인터뷰

2010-11-19

 필요한 협력과 리더십, 스카우트서 길러 준다 
  
기사입력 2010-11-19 08:00:00  
 
[초대석] 강영중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인터넷으로 정보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온 지 오래다. 그러나 이 같은 이면엔 치명적인 사회적 부작용도 도사리고 있다. 아이들에게 미치는 못된 해악이 그것이다. 게임ㆍ만화 중독 등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아이들을 이미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6일 게임 중독에 빠진 한 중학생이 자신을 나무라는 어머니를 홧김에 살해한 뒤 자신도 목숨을 끊는 참변이 일어났다. 또래와 어울리기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세상에 빠진 아이들도 즐비하다. 뛰놀며 건전하게 성장해야 할 기회가 줄면서 성인ㆍ폭력물에 집착해 이상행동을 보이는 극단적 경우까지 나타나고 있다.

갈수록 개인주의화할뿐더러 이기적으로 변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건전한 사회로 끌어낼 수 있을까? 또래ㆍ선후배들과 보다 잘 융화하고 성장하도록 도울 수 없을지…. 강영중(61)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는 이에 대해 명쾌하게 답한다. “더 행복하고 아름다운 경험으로 아이들을 집 밖으로, 자연으로 끌어내라”고 한다.

“천성적으로 바른 경험을 바라는 게 아이들이다. 단지 부모가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할 뿐이다. 보다 융화될 수 있는 현장에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노출시켜라. 100년 역사를 지닌 스카우트활동을 통한 다양한 사회 경험은 분명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또래들과 행복한 경험 늘려야…“자연으로 보내라”

 

2006년 스카우트총회 조직위 의장을 거쳐 2008년부터 연맹 수장을 맡고 있는 그다. 현재 대교그룹 회장이기도 하다.

“올바른 성품의 아이들이 결국 사회를 바르게 이끌고, 개인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지 않겠나? 100년의 역사를 지닌 스카우트의 목표는 결국 이것이다. 푸른 자연 속의 야영에서 건전한 도전을 통해 또래들과 친밀하게 어울려 행복한 경험의 폭을 확실히 넓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 역시 나이 들어 스카우트 간부 활동을 시작했지만 배우는 점이 많다고 했다. 아이들은 성인이 됐을 때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지내야 하는 만큼 어린시절 또래와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즐기며 배울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세계 스카우트운동은 지구촌 161개국 2800만 명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청소년운동이다. 지금까지 한 세기를 거치는 동안 3억 명의 인구가 동참하기도 했다. 회원국 수만 보더라도 이를 능가하는 조직은 유엔, IOC(국제올림픽위원회), FIFA(국제축구연맹) 등 별로 많지 않다.”

그는 스카우트활동이 글로벌 리더십을 키우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스카우트운동의 목적이 아이들을 세계 평화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기여할 민주시민으로 키워내는 데 있기 때문이다. 집단 야영대회, 캠핑을 일컫는 잼버리(jamboree), 공동 작업ㆍ경기 활동에서 아이들은 자연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움은 물론이다. 마치 유대인들이 전통적 교육방식에서 또래 간 교류 및 자연과 벗삼는 법을 중요시 하는 개념과 비슷하다.

“해외 각국과 벌이는 스카우트 교류 프로그램은 더 적극적으로 타 문화에 대해 배우고 교류할 수 있는 중요한 행사로 의미가 크다고 본다. 큰 비용이 필요없는 이 같은 대외행사는 청소년 각 개인의 식견을 비롯, 문화교류와 우정을 통한 국가 사이 관계 개선도 꾀하고 있다.”

특히 10여 년 전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결정된 한일 스카우트 교류프로그램은 보다 의미가 깊다고 했다.

“한일 스카우트 교류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1000명이 넘는 참가자가 스카우트의 이름으로 민간 외교사절이 됐다. 참가 청소년들은 스카우트의 우정을 통해 깊은 문화 체험과 함께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 임무를 10년간 수행해 왔다.”

글로벌 리더십은 청소년들에게 필수 교육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바른 리더십을 쌓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글로벌 리더로 세계라는 무대에 서려면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문화에 대해 공부하고 이해해야 한다. 더불어 각국의 정치ㆍ경제ㆍ사회 문제들을 세계적 맥락에서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동협력을 이끌어내는 원천의 리더십은 역시 경험을 통해 쌓아 나가야 한다.”

 

중앙이사ㆍ부총재 등 요직으로 인연 맺어

 

2008년 2월 스카우트 정기 전국총회를 통해 총재로 선출된 그는 중앙이사(2003년)를 시작으로 부총재(2004년) 등을 거치며 스카우트와 인연을 맺었다. 취임 첫해부터 지구촌 155개국 대표가 참가한 제38차 세계스카우트 총회(제주도 국제컨벤션센터)와 제10차 세계유스포럼(전북 익산시 원광대학교)을 성공적으로 개최, 뛰어난 역량을 보여줬다.

이밖에도 잼버리를 포함한 다양한 국제행사, 일반 대학생까지 수혜의 폭을 넓힌 장학제도, 모범이 되는 청소년 인재를 발굴하는 유스히어로상 확대 등 청소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스카우트운동은 야영생활, 잼버리 등 청소년만을 위한 활동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지난 100년의 이 같은 경험에 더해 앞으로 스카우트운동은 세계 평화 분위기 조성에 역량을 다하려 한다. 현재 해외 회원국은 스카우트 100주년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평화를 위한 선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최근 휴전선 155마일을 도보로 행진하는 ‘평화통일 체험활동’, 교통사고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스쿨존 안전 지킴이, 거북이 캠페인’ 등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교육사업 측면에서도 노파심을 감추지 않았다. 지식 습득이 주요 가치가 아니라 지혜ㆍ체력ㆍ열정을 갖추도록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교의 교육사업 과정에서도 청소년들이 공부 및 취미생활에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최근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부모는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는 또래 간 문화 형성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카우트 회원이 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달라지는 듯싶다. 회색빛의 세련된 제복에 스카프와 휘장을 두르고 나면 마음가짐부터 바뀐다. 봉사와 배려심 등 스카우트정신은 이미 마음속에 충만하다. 사회성이 성공을 담보하는 인성이라면 스카우트의 다양한 집단활동이 해결책이 분명 될 수 있다.”

박우병기자 mj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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