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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범 스카우트 대원 한꺼번에 쏟아낸 창원 진전중학교

2011-03-02

범 스카우트 대원 한꺼번에 쏟아낸 창원 진전중학교 
 
윤한대 교사 부임 이후 시작…전교생 71명인 시골학교서 7명이나 배출

 


창원 마산합포구 진전중학교의 스카우트 역사는 조금 믿기 힘들 정도로 짧고도 굵다. 한 해 한 명도 배출하기 힘들다는 범스카우트(스카우트 최고 등급)를 무려 7명이나 배출한 진전중이다. 그것도 지난 2008년 창단해 스카우트 역사라고 해봐야 겨우 2년에 지나지 않은 학교에서 말이다. 주위에서는 전교생이라고 71명이 전부인 작은 시골학교에서 얼마나 알찬 스카우트 활동을 펼쳐왔는지를 보여주는 일이라며 칭찬과 부러움이 자자하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범스카우트 진급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진급식이 있던 날 = 지난달 16일 오후 진전스카우트의 진급식이 열렸다. 수업을 마친 오후 시간에 열린 진급식에는 학부모들도 많이 참여해 마치 연말 영화제나 방송사 시상식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듯했다. 학교가 온통 축제분위기라고 해도 넘치는 말이 아닐 정도였으니 말이다. 졸업생 10명의 스카우트 중에 7명이 범스카우트로 진급했으니 이만한 경사도 없다. 그것도 2008년 처음 스카우트 활동을 시작한 학교에서라니 말 다한 셈이다.

 

진급식은 2층 강당에서 열렸다. 학교 중앙 현관에서 강당으로 이어지는 복도에는 지난해 17차례에 걸쳐 펼친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의 결과물들이 빼곡이 전시돼 진급식을 찾은 이들을 맞았다. 오리엔티어링 모습을 비롯해 개척물을 제작한는 모습, 요양원 봉사활동 장면, 잼버리 활동 모습이 가득 담긴 사진들, 그리고 잼버리에서 외국인 대원들과 주고받은 명함과 기념품들이 2010년의 진전스카우트 활동을 빠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진급식장을 찾은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활동 결과물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니 7명의 범스카우트를 배출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 지난달 16일 창원 마산합포구 진전중학교 범스카우트 7명의 진급식이 있었다. 스카우트 대원들이 말끔한 제복차림으로 카메라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진전중학교  

 

진급식장은 수많은 기능장이 달린 어깨띠를 두른 깔끔한 제복을 입은 스카우트 대원들과 스카우트 연맹 관계자들, 학부모들로 가득찼다. 진전중 교사인 윤한대 대장의 개회식으로 진급식은 시작됐다. 국민의례와 스카우트 선서를 한 뒤 나뭇잎 의식이 이어졌다. 나뭇잎 의식이란 지난 스카우트 활동 동안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고백하고 반성하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시간을 말한다.

 

특별의식을 마친 7명의 대원들은 범스카우트 증서와 메달, 기장을 받았다. 더불어 대원들을 훈련시키고, 보살펴준 윤한대 대장과 부모에게도 메달이 주어졌다. 이어 격려사에 나선 진전중 박동규 교장은 작은 학교에서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큰 성과를 이뤄준 학생들이 너무나도 대견스럽다며 앞으로 더 큰 꿈을 품고 힘차게 전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진전중학교의 스카우트 활동 = 앞서도 말했듯 마산합포구 진전면에 있는 진전중학교는 전교생이 71명에 불과한 작은 시골학교다. 그런데 이 중 48명이 한국스카우트연맹에 가입해 2008년부터 활동하고 있을만큼 스카우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학교다. 더군다나 활동 2년만에 한국스카우트의 최고 영예인 범스카우트 진급자를 7명이나 배출했으니 그 저력 또한 남다르다.

 

진전중에 스카우트 바람인 분 것은 윤한대 교사(스카우트 대장)가 이 학교에 발령나면서부터다. 윤 교사는 회화중, 내서중, 해운중, 양덕여중, 김해여중 등 자신이 근무한 학교에서 전부 스카우트 활동의 뿌리를 내려왔다. 진전중 역시 다르지 않았다.

 

농촌, 산촌, 어촌이 섞여 있는 소규모 시골 학교이다보니 변변한 문화공간이 없었어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스카우트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도시 학교 학생들도 누릴 수 없는 다양한 스카우트 활동들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윤한대 교사)

 

스카우트 활동은 다양하다. 봉사활동을 비롯해 매듭법, 응급처치, 나침반, 손신호를 배우는 것을 비롯해 개척 활동, 비박(산행에서 텐트 없이 밤을 보내는 것), 하이킹, 잼버리, 문학기행, 지리산 트레킹 등도 포함된다. 여기에다 한국스카우트 연맹의 진급 제도(초급, 2급, 1급, 별급, 무궁화급, 범급)와 기능장 제도(필수 기능장 15종, 일반 기능장 80종)에 따라야만 진급이 가능하다.

 

 

범스카우트 대원으로 진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진급서류 작성과, 서류시험, 기능고사, 필기고사, 면접 등등 어려운 과정들을 통과해야 합니다. 현재 한국스카우트연맹에는 1922년 창립 이래 약 1400명의 범스카우트 대원들이 있습니다. 경남에는 대략 100여 명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경남에서는 전부 15명이 진급을 했는데 그 중 7명이 바로 진전중 아이들이지요.

 

윤 교사의 말대로 범스카우트 대원으로 진급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표 참조) 2008년 스카우트연맹에 등록, 본격적인 활동이라고 해봐야 2년이 고작인 작은 시골학교에서 졸업하는 10명의 스카우트 대원중 7명이 범스카우트로 진급한 것은 더욱 의미가 깊다. 그래서 윤 교사의 감회도 남다르다.

 

작은 시골학교에서 범스카우트 대원을 7명이나 배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스카우트 대원들의 열정과 지도교사들의 노력, 학교의 지원, 그리고 학부모들의 믿음이 이룬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진전중은 학력 향상과 체험 활동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내실 있는 활동에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김성찬 기자 | kim@idomin.com

 

 

경남도민일보 3월 2일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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