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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투데이]아동단체협의회, 잇따른 아동학대 사망사건에 우려

2011-04-11

아동단체협의회, 잇따른 아동학대 사망사건에 우려                                     [원문보기]

 

가정 내 아동폭력 없는 세상 위한 호소문 발표
굿네이버스,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세이브더칠드런, 월드비전 등 한국아동단체협의회(회장 변주선) 소속 47개 아동관련 단체들은 올 들어 잇따르고 있는 아동학대 사망사건들과 관련해 아동에 대한 폭력이 없는 세상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올 들어 부모의 폭행으로 숨진 아동들과 관련, 정부가 아동학대 문제해결을 위해 제대로 된 대책을 발표하지 않았고 학대행위자인 부모와 남은 자녀들에 대한 후속조치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또 가정 내 아동학대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아동 최우선의 원칙에 입각한 법과 제도 정비 및 개선을 촉구했다.

 

호소문에는 가정 내 아동학대 대처를 위한 민·관 협력체계 구축,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확대 및 신고의무 불이행시 강제처벌규정 마련, 학대행위자 친권제한 등 법적처벌 강화, 아동학대·가정폭력·빈곤 등 위기가정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 아동학대 인식개선을 위한 범국민적 홍보활동 실시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들은 가정 내 아동학대는 한 아이의 생명을 좌우하는 긴박하고 중요한 사안이므로 더 이상 가정 내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되고, 실효성 있는 법·제도 개선과, 사회 각 구성원들이 이를 공동의 문제로 새롭게 인식하고 관심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내용들은 보건복지부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면담을 요청해 전달할 계획이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

 

 

<가정 내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호소문 >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근거하여 아동권리 실현 및 아동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하는 아동 단체들입니다.

 

올해 아이들이 부모에 의해 폭행을 당해 숨지거나 장애가 된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아버지에게 맞아 숨진 채 공사장에서 버려진 서울 광진구 3세 남아가 발견됐고,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서울 관악구에서 세살배기 남아가 아버지에게 짓밟혀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런가 하면 수년간 초등학생 아들을 폭행해 하반신 장애로 만든 아버지가 경찰에 입건된 사건도 보도되었습니다.

 

가정 내 아동 학대는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표현하거나 폭력에 저항할 수도 없으며 고립된 상황에 처한 아동에게 가해지는 잔혹한 범죄입니다. 그러나 잇따른 사건들은 곧 잊혔고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무런 대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학대행위자인 부모와 남은 자녀들에 대한 후속조치가 충분한 검토를 통해 이루어졌는지 여부도 불분명합니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가정 내 아동학대는 국가가 개입해야 할 사회문제가 아닌, 가정 내 사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입니다. 학대 받은 아동의 억울함을 대변하고 도움을 청할 주체가 부재하기 때문에 가정 내 아동학대는 늘 아이들의 안타까운 희생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에 각계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관련 법적 근거 및 제도가 불충분하므로 법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하여 왔으나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현 아동복지법에는 학대행위자 처벌 및 보호처분 근거가 미비하며 친권제한 등 학대행위자에 대한 사법적 대응체계가 미약한 실정입니다. 또한 아동학대 조기발견 및 신고를 위해 신고의무자를 규정해 두었으나 신고의무 불이행에 대한 법적 조치도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가정 내 아동 학대가 사회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라는 인식도 미흡한 상태입니다. 또한 아동학대에 대처하기 위해 긴급 상황에 대한 신속한 조치와 재발 예방 및 아동? 가정의 회복 도모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민관 협력 역시 미흡한 상황에 있습니다.

 

한국 사회 각 분야의 놀라운 성장과 발달에 비해 가정 내 아동학대는 10년 전과 비교해도 여전히 나아지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학대로 사망하는 아이들이 잇따르는 상황에 대해 아동단체들은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학대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아울러 아동최우선의 원칙에 입각하여 학대받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저희 단체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1. 가정 내 아동학대에 대한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해주십시오.

 

지난 2월 광진구에서 발견된 아동폭행치사사건의 경우 지역주민들이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였다고 알려졌으나 어디에 신고가 된 것인지, 신고 이후 왜 가정에 개입을 하지 못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또한 경찰의 수사과정과 그 이후 심층적 원인 분석 및 현행 아동보호체계의 미흡한 점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후에 유사한 사건들이 재발하더라도 그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개선책이 마련되지 못했습니다.

 

아동보호체계가 이미 존재하지만 아동의 학대를 사전에 예방하고 학대 사건 발견 이후 신속하고 강력한 개입을 하기에는 제도적으로 미흡한 점이 있습니다. 이에 중앙 정부에서는 지역사회안전망을 점검하고,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과 가정을 지원할 수 있는 민관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2.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를 확대하고 강제 처벌 규정을 마련해야 합니다.

 

현행 아동복지법은 교육, 복지시설 종사자 등을 신고의무자로 지정하고 아동학대를 인지한 상황에서는 반드시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고하지 않았을 때 처벌하는 강제조항이 없어 이는 유명무실한 제도나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가정 내 아동학대가 ‘남의 집안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라는 인식도 미비한 상황입니다. 아동과 접촉이 많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직업군을 확대하고 미신고시 처벌조항을 신설하여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에 의한 신고가 실효를 가질 수 있도록 법안을 강화해야 합니다.

 

3. 아동학대, 가정폭력, 빈곤 등 위기 가정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광진구 3세 아동 사망사건과 관악구 3세 아동 사망사건의 경우 언론에 의하여 밝혀진 바에 따르면 부모의 사업실패로 인해 찾아온 경제적 위기와 가정 내에서 일어난 가정폭력이 아동을 사망까지 몰고 간 계기였습니다. 하지만 현행 아동복지법에는 피해 아동과 학대 가정에 대한 지원 내용이 전혀 명시되어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위기 가정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 방안들이 마련되지 않고 그 가족 내의 책임으로만 치부될 경우 위기가정은 더 큰 위기를 맞는 ‘위기의 악순환’에 빠져들게 되고 결국 사망과 같은 극단적인 피해가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폭력의 직접적인 대상이 아닌 가족 구성원의 경우에도 정신적, 경제적 피해가 막중하므로 피해 아동과 가족에 대한 보상과 치료 등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피해아동과 학대가정이 건강한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개인·지역·국가의 책임 및 역할을 명확히 하고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4. 학대 행위자에 대한 법적 처벌을 강화해야 합니다.

 

현행 아동복지법에는 아동학대 관련 조항들이 명시되어 있으나, 피해아동의 보호 및 가족보존을 위한 구체적인 조항들과 학대행위자에 대한 처벌 절차 등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학대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없습니다. 아동학대행위를 근절하려면 학대 행위자의 성행 교정을 유도하여 재학대가 발생되지 않도록 상담·치료·교육 등 구체적인 보호처분이 사법적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하며, 심각한 아동 학대 범죄의 경우 엄중히 처벌할 수 있는 절차와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현재 아동 학대의 죄질이 심각하고 피해아동의 생명이 위험에 처하는 경우인데도 학대행위자가 친권자인 경우 아동을 보호하는 데 많은 어려움과 제약이 따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학대행위자의 친권을 제한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경우 친권을 상실시키는 조치와 관련한 법적 절차를 강화해야 합니다.

 

5.아동 학대 인식개선을 위한 범국민적 홍보 방안을 마련해주십시오.

 

아동학대의 87% 이상은 가정 내에서 발생합니다. 주변의 관심과 신고 없이는 학대피해 아동 발견이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아동학대를 개인 가정사로 치부하며, 신고의 중요성에 대해 무지합니다.

 

지난 1월 아버지에게 맞아 숨진 채 공사장에 버려진 세살배기 아이는 같은 동네에서 2번이나 이사할 정도로 심하게 울었으며, 이웃들은 아이 몸에 항상 멍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하나 그것을 아동학대로 인식하여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아이는 숨지고 말았습니다.

 

아동학대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신고는 한 아이의 생명을 살리는 일입니다. 법과 제도의 정비는 국민의 무관심 속에서는 꽃피울 수 없습니다. 이에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지정하는 등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미디어 매체를 통한 공익광고 등 범국민적 홍보 활동을 실시하는 방안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아동 학대는 아동의 생명을 좌우하고 평생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긴박하면서도 중요한 사안입니다. 아동 학대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가정 내 아동학대는 더 이상 비정상적인 부모에 의해 일어난 예외적인 사건으로 치부될 수 없으며 집안에서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아이가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아동학대에 대한 신속하고 전문적인 대처방안과 제도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기존의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밝혀진 바와 같이 개인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후유증뿐 아니라 심각한 사회문제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에 저희 아동단체들은 아동학대 문제에 대처할 실효성 있는 법적 근거와 제도가 신속히 정비되어야 하며 사회구성원이 이를 공동의 문제로 새롭게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기를 강력히 호소합니다.

 

2011. 4. 5.

한국아동단체협의회, 국민독서문화진흥회,

굿네이버스, 대한사회복지회, 동방사회복지회, 아이코리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서울YMCA,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세이프키즈코리아, 어린이문화진흥회, 월드비전, 육영재단, 은평천사원,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한국보육시설연합회, 어린이재단, 한국사회정보연구원, 한국스카우트연맹, 한국아동문학학회, 한국아동복지협회, 한국장난감도서관협회,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한국종이접기협회,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 한국청소년연맹,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이들과미래, 한국수양부모협회, 홀트아동복지회,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 종이문화재단, 경상남도아동위원협의회, 위스타트운동본부, 국제아동돕기연합, 한국방정환재단, 부스러기사랑나눔회,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대한민국약속재단, 기아대책, 한국걸스카우트연맹, 아이건강국민연대, 색동회,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실종아동전문기관,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크리스천투데이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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