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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뉴스]학교폭력근절의 대안-동아리 활동

2012-02-20

학교폭력근절의 대안 동아리 활동 

<기고>공주교육지원청 최창석 교육장



지난해 12월 학교폭력으로 대구 중학생이 자살한 이후 3개월. 그간 온 나라는 연일 쏟아내는 학교 폭력에 대한 실태, 교육계에 대한 성토, 가정 교육의 소홀과 사회에서의 관심 부족에 대한 반성 등으로 뜨거웠다.


그리고 많은고심 끝에 교육과학기술부도 범정부적 협조를 얻어 총리가 직접 지난 2월 6일 학교폭력 근절대책을 발표하게 되고 충남교육청도 2월 10일 학교폭력 근절 10대 추진계획이 중심이 된 학교폭력 근절대책을 발표하였다.


많은 연구와 협의를 거친 고뇌에 찬 발표이기에 하나하나 일선 학교 현장에서 실천될 때 많은 효과가 있으리라 기대한다.


38년간 교육계에 몸담은 사람으로 그동안 학교 폭력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바 그 원인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교과부에서도 누차 지적하였듯이 인성 교육의 소홀이다.학생의 인성, 사회성 함양을 위한 교육적 실천이 미흡한 것이다.


청소년 핵심역량 국제 비교에 따르면 한국의 학생들은 언어, 수학적 소양에서는 세계 1~2위를 차지하는데 비해 원만한 타인 관계, 협력하여 일하는 능력은 세계 22위의 수준이다. 또 하나,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감성교육과 신체활동의 참여 기회가 부족한 것이다.


학교 폭력은 초중고 학교 중 중학교에서 가장 심각하다. 교과부의 통계에 따르면 학교 폭력대책위 심의건수 중 전체의 69%가 중학교에서 이루어졌고 집단폭행, 성폭력 등 죄질이 나쁜 범죄도 중학교에서 대부분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중학교 1~2학년은 이른바 사춘기이다. 요즈음의 아이들은 풍부한 영양 공급으로 신체적으로 일찍 성숙하며 넘쳐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가 가정과 학교에서의 인성교육 소홀로 잘못 분출되는 것이 학교 폭력이다.


흔히 중학교의 교육과정을 목표가 없는 애매한 교육과정이라고 한다. 즉 초등학교에서는 지적, 정의적, 신체적 영역에서 사회생활의 기초, 기본을 다지는 교육과정으로 뚜렷한 목표와 방향이 있고 고등학교는 대학 진학 또는 사회 진출을 목표로 뚜렷한 교육과정의 목표가 있으나 중학교는 중간에 끼어서 애매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교육이 남과 잘 어울려 살아가는 민주시민을 육성한다는 목표이니 이러한 에너지가 넘치는 중학교 때 공동체 생활과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하여 남을 배려하고, 협동하며, 또래끼리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사회와 국가, 인류에 봉사하려는 마음가짐과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남과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정상적인 학교생활, 학급 활동 등도 있지만, 학교나 지역사회에서의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또래 집단의 활동을 통해서 이다. 또래끼리 그들의 문화를 공유하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미래의 꿈을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먼 옛날 삼국시대의 신라에서는 우리의 청소년들이 화랑이라는 청소년 단체를 조직하여 그들끼리의 규율을 만들고, 심신을 단련하였으며, 나아가 국가에 봉사하고 희생하는 정신을 체득하여 결과적으로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또래 집단을 통하여 다양한 지적, 정의적 영역의 활동을 하는 다양한 청소년 단체가 있다. 스카우트, 걸 스카우트, 청소년 연맹, RCY, 해양소년단, 우주소년단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단체들이 있지만, 그 조직이나 규모, 활동이 지식교육과 학력지상주의에 밀려 극히 미미하다.


개인적으로 30여년 이상을 청소년 단체에 몸담은 사람으로 학생들이 대 자연 속에서 호연지기를 익히고 남과 협동하여 천막을 치고, 밥을 해 먹으며, 친구간의 우애를 다지고, 모험과 개척 활동을 통하여 진취적인 기상을 기르고,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보며 미래를 생각할 때 그 아이는 절대 학교 폭력에 물들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렇게 지도한 청소년 단체의 많은 제자들이 사회 일선에서 리더가 되어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젊은 교사들이 학생에 대한 교육적 봉사보다는, 교사의 개인 생활을 더 중요시하게 되고, 가정에서는 사회생활 보다는 개인의 학력에 치중하여 학원 위주의 생활을 강요하게 됨으로 청소년 단체의 활동은 극히 위축되기에 이르렀다.


청소년 단체들은 겨우 단체의 등록이나 1년에 한 두 차례 형식적인 행사를 통해 명맥만 유지할 뿐 청소년들의 욕구를 해소하고 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즐길만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시하지 못하며 특색 있는 활동으로 건전한 청소년 활동을 조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청소년 단체를 활성화 시켰으면 한다. 청소년 활동을 통하여 학생들의 에너지를 건전한 방향으로 분출시키고, 서로 배려하고 협동하며 살아가는 생활을 체득하도록 함으로써 앞으로 글로벌 사회에서 신뢰받는 한국인으로 양성하여야겠다. 특히 정서적, 신체적으로 예민한 중학교 사춘기의 학생들에게 청소년 단체 활동은 더욱 필요하다.


교과부에서도 생활지도 대책을 발표하면서 인성교육을 잘하는 학교와 교사를 우대하겠다고 한다. 청소년과 함께 토요일 일요일을 같이 야영하고 모험과 개척, 탐구 활동을 하여 청소년들에게 진취력을 심어주고 남과 더불어 살아가고 어려운 사람들을 배려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지도하는 헌신적인 청소년 지도교사를 많이 발굴하고, 그들을 우대하고, 힘을 실어주어 청소년의 바른 인성교육에 앞장서게 하였으면 한다.


올해 2012년 교육계획에는 청소년 단체의 활성화를 더욱 강조하고 훌륭한 청소년 지도자의 사기를 북돋아 충남의 학생들이 바른 품성을 갖춘 품격 높은 학생으로 성장함은 물론 일선 학교에서 학교 폭력이란 말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최창석  ccs4673@cno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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