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내고장 농산물 내가 소비”… 1년새 소득 67억 증대
2013-07-15“내고장 농산물 내가 소비”… 1년새 소득 67억 증대 |
농협 추진 2년째… 범국민운동 확산 |
▲ 어린이들이 지난 3월 서울 중구 충정로1가 농협쌀박물관에서 ‘식사랑농사랑운동’의 일환으로 마련된 농촌식문화 체험교실에서 전통음식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공 |
‘식(食)사랑농(農)사랑운동’이 출범 2년째를 맞아 저변 확대에 나선다. 바람직한 식생활과 식문화로 국민 모두가 건강한 삶을 이어 가자는, 도시와 농촌 간 상생운동인 식사랑농사랑운동이 올해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성큼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다. 특히 새 정부의 국정 비전인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라는 슬로건에 적극 동참해 농협이 ‘도농상생(都農相生)’을 통한 ‘농업인 행복찾기’의 단초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이 운동이 식(食)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려, 소비자들이 건강한 먹을거리를 소비해 주고 농업·농촌에 많은 관심을 갖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만큼 농업 생산기반 확충 및 새로운 농촌활력 회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농업계에 따르면 농협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식사랑농사랑운동이 지역 농·축협, 각급 학교와 시·도 교육청 등을 통해 들불처럼 전국 각지로 확산되고 있다. 값싼 수입농산물의 범람으로 국민 건강과 농민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우리 농촌에서 생산된 농축산물을 애용하자는 국민적 공감대가 소리 없이 형성되고 있는 것. 무엇보다도 급변하는 도시문화와 기형적 식생활 구조로 인해 잘못된 식습관과 영양불균형으로 성인병과 생활습관병이 증가되는 등 국민 건강이 악화되고 있어 식(食)의 중요성과 농(農)의 가치가 새삼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식사랑농사랑운동은 농협이 이전에 펼쳤던 다양한 농업·농촌 살리기 운동들의 연장선에 있다. 1990년대 들어 한국 농업은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서 인정하는 수입제한 조치가 풀리면서 ‘보호막’이 제거돼 심각한 수입개방 압력에 시달렸다. 국민들 사이에서 이러한 농산물 수입개방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고조되자, 농협은 우리농산물을 애용하자는 의미로 ‘신토불이(身土不二)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몸과 흙은 둘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내건 이 운동은 농업·농촌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점에 실의에 빠져 있는 농업인들에겐 ‘희망의 등불’이 됐다. 신토불이운동이 한창 무르익을 무렵인 2003년 농산물 수입개방 확대로 우리 농업과 농촌은 또다시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 그 당시 농업인에게 어떤 실천적 대안을 제시할 것인가가 국민적 화두였다. 이때 등장한 게 ‘농촌사랑 1사1촌운동’이다. 농업·농촌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도농 간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사명에서 시작된 1사1촌운동은 지난 3월 말 현재 9600여 개의 기업과 농촌마을이 자매결연을 맺고 활발히 교류하는 등 성장궤도에 올라서 있다.
요즘 도시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거리 중 하나는 건강한 먹을거리다. 서구식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 각종 식품첨가물이 남용되면서 국민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이 밥을 거른 채 프랜차이즈 햄버거와 피자, 치킨 등으로 배를 채우다보니 체격은 비대해졌으나, 체력은 저하되는 현상이 생겼다. 식재료가 정체불명의 수입 농축수산물인데도 바쁘고 귀찮다는 핑계로 식품첨가물이 다량으로 첨가된 인스턴트 식품과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다보니 각종 식습관병이 현대인을 괴롭히고 있는 실정이다.
식사랑농사랑운동에 소비자와 농업인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동참해야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농산물을 소비하는 국민에게는 건강을, 농촌과 농업인에게는 행복을 주는 상생의 철학이 바로 식사랑농사랑운동의 정신이라는 것이다. 현대인이 고민하는 비만과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과 생활습관병도 식생활 개선을 통해 고칠 수 있고, 나아가 농촌을 살릴 수 있다.
식사랑농사랑운동은 지난해 5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대국민 프러포즈를 시작으로 큰 성과를 이뤄냈다. 주부 농산물 구매단 발족과 식사랑농사랑 어린이 서포터즈 출범, 보건복지부와 시·도교육청 및 한국스카우트연맹 등의 기관·단체와 양해각서(MOU) 체결 등을 통해 운동의 추진기반을 구축했다. 또 우리고장 먹을거리 소비촉진 캠페인을 전개해 231개 농협과 280개 식관련 업체의 MOU를 이끌어내 67억 원의 농축산물 수요창출과 농업소득 증대에 기여했다.
올해 식사랑농사랑운동은 국민 식생활 개선 캠페인을 통해 국민이 바람직한 식문화가 뭔지를 깨우치고, 우리 농업·농촌의 가치를 올바로 인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주부 농산물 직거래 구매단’이나 ‘도시가족 주말농부’ 행사, ‘농촌식문화 체험교실’ 등 다양한 체험거리를 마련해 연중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은 “식생활 환경변화에 따른 생활습관병 증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농업·농촌의 새로운 활력이 절실할 시점에 식사랑농사랑운동을 통해 ‘국민 건강’과 ‘농업인의 행복 만들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